161221
Intro

내가 묻어있던, 나를 간직하던 추억

정들었던 인연, 공간, 다신 오지 않을 시간.

모두 떠나가고 다시 나 홀로 남아있다.

서서히 나에게 다가왔던, 이젠 익숙하고 편안한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나에게서 사라진다.

어설픈 작별 인사만을 남기고

다들 바쁘게 어딘가로 자기 길을 찾아가고

또는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고 서 있지만

나는 여기도 저기도 아닌 채 덩그러니 남겨져

어딘지 모를 나의 길을 찾아 헤매고 있다.


이젠 현실과 더 가까워져야 할 시기.

남들과 같은 생각을 품는 게 당연할 나이.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꿈을 바라보며 현실에 서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아득해지고 희미해질까.

지금의 내가 애써 붙들고 있는 꿈들 또한

내가 정들어있던 모든 것들이 언젠가 그러하듯

마치 새롭게 시작하라고 나를 떠밀듯

나만 황량한 벌판에 남겨둔 채

다 떠나버리진 않을까.

떠나버리고, 결국 잊혀져버릴 모든 것들이

나는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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