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207
Intro

졸업식은 나에게 항상 복잡미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끝과 시작. 그동안 사람들은 그리고 나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지만 그대로 머물러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

내 주변에 그대로 머물러있는 많은 것들에 안도하기도 절망하기도 하고.

그동안 내가 살아온 모습을 단숨에 보며 많은 감정들을 느낀다.

사람들은 과거와 작별을 고하고 희망찬 표정으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지만

과거와 작별하지 못하는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말린다.


나는 점점 머물러있는 채로 굳어져가는 것 같다.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익숙함 속 편안함을 찾으며.

수 많은 졸업들을 지나면서 시간은 더 짧아지고 빠르게 흐른다.

조금이나마 지킬 것이 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몇 년째 같은 길목에 서서 망설이며 멈춰있는 나를 발견한다.

새로운 길목에 들어섰을 때의 돌이킬 수 없음과 실패가 두려운 걸까.

내가 느끼는 많은 감정들에 붙들린 채 시간만 흐른다.

이제 그만 새로 시작할 때가 되지 않았나.

달콤한 환상 이면의 두려움에서 빠져나와 현실을 마주할 때가 되지 않았나.

뭐라도 시작해야 하지만 뭐라도 시작하기는 싫은 것이다.

똑같은 방식만을 고수하며 달라지지 않고

공허한 완벽주의를 외치며 세상과 담을 쌓고

마음 속에서 한 발짝도 걸어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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