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203
Intro

착한 사람 컴플렉스.

나는 착한 사람이 아닌데 착한 사람으로 보여지길 원한다.

속마음은 아니면서 애써 좋은 모습, 상대방이 원하는 행동을 진심인 척 보여준다.

나는 속좁은 사람인데 속좁은 사람처럼 보일까봐 전전긍긍하며 마음 넓은 사람인 양 나를 위장한다.

겉으로 좋은 사람인 척 웃고 있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한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끝을 향해 더 곪아간다.

사실은 괜찮지 않다. 나도 힘들고 아프고 싫다. 이런 내가 버겁다. 근데 그런 마음을 외면하려고 한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사람들한테 잘 보여야 하니까. 그런 보여짐이 중요한 나니까. 아무렇지 않은 듯 나를 포장한다.

상대방을 괜찮게 만들려고 괜찮지 않은 걸 내가 다 떠맡으려고 한다. 그리고 진심과 행동의 간극 만큼이나 아파한다. 

그 안좋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상대방이 괜찮아지면, 내 감정은 괜찮지 않아도 상관없는 건가. 

왜 난 참기만 하나. 내 자존심 따윈 버려도 되나. 왜 나만 배려하고 왜 상대방의 잘못까지도 내 몫인듯 떠안아야 하나.

왜 아무렇지 않지도 않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나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만드나.

그저 좋게좋게 끝나기만 바란다. 그럴수록 나는 만만하고 쉬운 사람, 그래도 되는 사람이 된다.

진심이 아니었던 나의 행동을 신경쓰고 담아두고 후회한다. 마지막까지 께름칙하게 남겨둔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처럼 보였던 나의 행동은 결국 상대방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만든다. 나에 대한 불신을 자초한다.

사실 그건 뭣도 아닌 내 이기심. 쥐뿔도 없으면서 잘보이려고 했던 내 욕심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이상과 현실의 나에 대한 괴리가 커져갈수록 나는 겉과 속이 다른 괴물이 되어서 허덕인다.

허덕이면서도 남을 위해 행동하는 척 하지만 그건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

안괜찮으면 안괜찮다고 말하자. 싫으면 싫다고 말하자.

비겁하고 용기없고 물러터진 내 모습이다.

난 착한 사람 따위가 아니고 그럴 그릇이 아니다.

단지 진심을 못 전하는 비겁자이자 위선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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